
제2회 앨라이 도서전X두루미책방 | <우리는 춤추면서 싸우지> 한채윤 저자 북토크
참가자 후기
"우리는 웃으면서 싸우지"
- 퍼스트 펭귄
작가님을 알게된 건 2016년 YWCA 성폭력상담사 교육에서였다. 군(軍)에서 같은 여성후배가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누명을 씌워 억울했고, 내가 남성이었다면 강제 전역을 당했을지도 모를 아찔한 상황에 몰리고 보니, 여성인 내가 성폭력 당사자가 되었을 때 어떤 법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살기위해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성 간 성폭력이 종종 발생하는 군 특성을 허우대가 멀쩡(?)한 강사 님은 어쩜 저리 잘 아실까? 궁금하던 찰라 강의 도중 레즈비언이라고 커밍아웃을 하는 강사 님을 보면서 나는 적잖이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40년 가까이 살면서 동성애자를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한편으론 내가 여군이라고 밝히면 "남편도 군인이에요?"라고 뒤따라 묻는 질문에 "이혼했어요~"라고 하면 상대방이 당황해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나와 강사님'이 뭐가 그리 다를쏘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히려 '이 여자 뭐지? 넘 멋있잖아~'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조직에서 20년 가까이 외롭고 힘든 길을 홀로 가다보니 이젠 작가님처럼 춤추면서 싸우지는 못해도 웃으면서 싸우는 스킬 정도는 생겼다. 한동안 사람 만나는 게 싫어 독서 모임에도 잘 나가지 않고 움츠려 있던 내가 모임 단톡방에 올라온 두루미 책방에서 한채윤 작가 님의 <우리는 춤추면서 싸우지> 북토크 소식에 날씨도 좋고 어디론가 떠날 곳을 찾고 있던 나에겐 안성맞춤이었다. 여행 겸 다녀와도 좋을 거리라는 생각에 금산으로 단숨에 달려갔다.
어쩌면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며 꾸밈 없는 본인의 모습을 드러내고 그 모진 비바람을 맞아가는 작가 님과 내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작가 님의 그 끊임없는 열정의 근원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했다. 어쩌면 그런 작가 님을 보면서 나도 다시 힘을 얻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북토크가 끝나고 두루미 책방에서 "왜 우리 엄마는 매일 출근할까요?"라는 책을 한 권 샀다. 이제는 다 커서 한 부모인 엄마가 왜 아픈 너희만 두고 출근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다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지금도 나는 그때 일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아프다. 나중에 만약 아이들이 결혼을 하고 내가 할머니가 된다면 꼭 손자, 손녀들에게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엄마가 우리와 사회를 위해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 멋진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나와 작가 님처럼!
돌아오는 길에는 혼자가 아니라 나와 같은 멋진 길을 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생각에 든든한 응원군을 얻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세상에 이런 멋진 여성들이 많아지기를~ 그리고 마음껏 사랑하기를~ 나 역시 다시 사랑에 빠지는 날이 오길 고대해본다..
제2회 앨라이 도서전X두루미책방 | <우리는 춤추면서 싸우지> 한채윤 저자 북토크
참가자 후기
"우리는 웃으면서 싸우지"
- 퍼스트 펭귄
작가님을 알게된 건 2016년 YWCA 성폭력상담사 교육에서였다. 군(軍)에서 같은 여성후배가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누명을 씌워 억울했고, 내가 남성이었다면 강제 전역을 당했을지도 모를 아찔한 상황에 몰리고 보니, 여성인 내가 성폭력 당사자가 되었을 때 어떤 법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살기위해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성 간 성폭력이 종종 발생하는 군 특성을 허우대가 멀쩡(?)한 강사 님은 어쩜 저리 잘 아실까? 궁금하던 찰라 강의 도중 레즈비언이라고 커밍아웃을 하는 강사 님을 보면서 나는 적잖이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40년 가까이 살면서 동성애자를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한편으론 내가 여군이라고 밝히면 "남편도 군인이에요?"라고 뒤따라 묻는 질문에 "이혼했어요~"라고 하면 상대방이 당황해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나와 강사님'이 뭐가 그리 다를쏘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히려 '이 여자 뭐지? 넘 멋있잖아~'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조직에서 20년 가까이 외롭고 힘든 길을 홀로 가다보니 이젠 작가님처럼 춤추면서 싸우지는 못해도 웃으면서 싸우는 스킬 정도는 생겼다. 한동안 사람 만나는 게 싫어 독서 모임에도 잘 나가지 않고 움츠려 있던 내가 모임 단톡방에 올라온 두루미 책방에서 한채윤 작가 님의 <우리는 춤추면서 싸우지> 북토크 소식에 날씨도 좋고 어디론가 떠날 곳을 찾고 있던 나에겐 안성맞춤이었다. 여행 겸 다녀와도 좋을 거리라는 생각에 금산으로 단숨에 달려갔다.
어쩌면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며 꾸밈 없는 본인의 모습을 드러내고 그 모진 비바람을 맞아가는 작가 님과 내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작가 님의 그 끊임없는 열정의 근원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했다. 어쩌면 그런 작가 님을 보면서 나도 다시 힘을 얻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북토크가 끝나고 두루미 책방에서 "왜 우리 엄마는 매일 출근할까요?"라는 책을 한 권 샀다. 이제는 다 커서 한 부모인 엄마가 왜 아픈 너희만 두고 출근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다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지금도 나는 그때 일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아프다. 나중에 만약 아이들이 결혼을 하고 내가 할머니가 된다면 꼭 손자, 손녀들에게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엄마가 우리와 사회를 위해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 멋진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나와 작가 님처럼!
돌아오는 길에는 혼자가 아니라 나와 같은 멋진 길을 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생각에 든든한 응원군을 얻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세상에 이런 멋진 여성들이 많아지기를~ 그리고 마음껏 사랑하기를~ 나 역시 다시 사랑에 빠지는 날이 오길 고대해본다..